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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컬럼] 정진옥 등산컬럼-Cucamonga Peak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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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글쓴이 : LA교차로
  • 20.11.16 10:26:26
  • 추천 :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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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ucamonga Peak ( 8,859' )




몇년전엔가 미국에 다니러 오신 선배 한 분이 한국의 뜨거운 등산열기를 소개하면서, 어느 정부기관에서 나라의 등산인구가 무려 1600만명에 달하는 것으로 발표했다는 말을 하셨다. 결국 어린이와 노약자를 제외하면 국민의 대다수가 등산을 취미로 하고 있다는 얘기가 되는 듯하다. 어느 정도 통계상의 비현실성이 있다고 하더라도, 어쨌든 휴일에는 전국의 유명한 산들은 모두 온통 울긋불긋한 등산인파로 북적댄다고 하니, 미상불 고국의 등산의 열기가 대단하긴 한가 보다.

 

이 게재에 한국과 우리 남가주의 산들을 주먹구구로라도 간단히 비교해 보면 어떨까 싶다. 남한의 산들은 인터넷에서 볼 수 있는 자료를 참고하고, 우리 남가주의 산들은 시에라클럽의 지부조직으로 회원수가 40,000명에 달한다는 Angeles Chapter 에서 등산대상으로 지정한 곳을 기준으로 살펴본다.


우선 해발고도가 1500m(5000') 이상인 산이나 봉은 남한이 19개임에 비해, 남가주는 280개가 넘는다. 1000m(3300‘) 이상인 산이나 봉은 남한이 176개이고 남가주는 360개가 된다. 이와 같이 단순하게 산의 숫자로만 보면, 특히 1500m이상의 고산의 숫자로 보면, 남가주가 15배에 달할 만큼 압도적으로 많다. 이러한 단순통계로 본다면 우리 남가주에서의 등산활동은 한국에 비하면 갈 데도 많고 대체로 가까우며, 붐비는 일도 거의 없어서, 어렵지 않게 다양하고 행복한 산행을 즐길 수 있다고 생각하니, 남가주에 살고 있는 현실이 새삼 고맙고 소중하다.


행여 고국의 등산열기가 너무 뜨겁다 보면, 사람은 많이 몰리는데 올라갈만한 산은 한정되어 있어, 국민들의 건강은 증진되는 반면에 그 산들이 몸살을 앓아 황폐해지지니 않을까 하는 전혀 기우일지도 모르는 걱정도 되는데, 만약 그렇게 된다면 장기적으로는 전체 국민들의 건강이 다시 위협받는 결과가 될지도 모른다는 걱정이 다시 생겨난다.


오늘 소개코자 하는 Cucamonga Peak은 그 높이가 8859‘(2701m)에 달해 백두산(2744m)의 높이와 엇비슷한데, 우리 LA 한인타운에서 불과 50마일정도만 가면 산 밑에 닿을 수 있고, 비록 주말에 산행을 하더라도 별로 붐비지가 않아, 어쩌다 산행 도중에 마주치게 되는 등산객이 반갑게 느껴지는 분위기에서의 쾌적한 산행을 할 수 있는데, 이것이 만약 서울 인근에 있는 산이었다면 전혀 분위기가 달라질 것이겠다. 


우리 LA의 북쪽을 병풍처럼 감싸고 있는 샌게브리얼 산맥의 제1봉은 Mt. San Antonio (10064'=Mt. Baldy)인데, Cucamonga Peak은 이 산의 동쪽 영토를 지배하는 성주인양 우뚝 솟아 올라 Inland Empire, Cajon Pass, Victor Valley, Phelan 지역들을 굽어보고 있는 두드러진 큰 봉우리이다.

 

어느 등산의 달인이 “샌게브리얼 산맥에서의 으뜸 산은 Mt. Baldy가 분명하나, 그 밖에 딱 한 산을 더 오를 수 있다고 하면, 나는 단연 Cucamonga Peak을 택할 것이다”고 토로한 글을 보았다. 높이로 따지면 샌게브리얼산맥의 산 중에서 8번째의 고봉이 되는데, 이 산에 오르는 등산로의 아름다움이나 다양성과 정상에서의 전망의 장쾌함 등을 두루 고려한 소회라고 하겠다.


Cucamonga 란 이곳의 토착민이었던 Tongva인들이 ‘모래땅(Sandy Place)’이라는 뜻을 지닌 Kukamonga라는 말로 부르던 것에서 비롯되었다는데, 1771년에 스페인의 신부 Junipero Serra에 의해 지금의 City of San Gabriel 지역에 세워진 Mission San Gabriel Arcangel 에서 가축의 목초지로서 ‘Rancho Cucamonga' 라는 구역을 설정한 바가 있었고, 1839년에는 주지사 Juan Bautista Alvarado 가 군인출신의 부유한 상인이었던 Tiburcio Tapia에게 13,045 Acre(약 1600만평)에 달하는 이 땅을 양도해 줌으로써, 그는 이 땅의 일부에 가주 최초이자 전 미국에서 두 번째로 Winery를 조성하기도 했었다고 한다. 이러한 역사들을 거치면서도 이곳 도시에 Cucamonga 라는 이름이 살아 남았고 또 인근 산의 이름으로 Tongva 인의 말이 부여된 것은 참 다행스런 일이라 하겠다.


Cucamonga Peak 을 오르는 일반적인 루트는 2개이다.


첫째는, Icehouse Canyon을 통하여 오르는 왕복 14마일에 순등반고도 4200‘ 의 총 9시간이 걸리는 코스로, Cucamonga Peak을 찾는 등산객 거의 대부분이 이를 이용한다.


둘째는, 15번 Freeway에서 Sierra Ave로 나가서 San Sevaine Flats 을 지나 Joe Elliott Tree Memorial Park에 주차하고 등산을 시작하여 Etiwanda Peak(8662‘)을 경유하여 오르는 것으로서, 왕복 13마일에 순등반고도가 3200‘가 되고 총 8시간이 소요되는 루트인데, Sierra Ave로 들어선 후 1.6 마일 되는 지점에서 왼쪽으로 들어가는 비포장도로가 9월 이후의 가을철에만 개방되는 데다, 12마일에 이르는 비포장도로의 일부구간은 4x4차량이 아니면 통과하기가 곤란할 만큼 요철이 심하여, 이 루트를 이용하는 데는 여러 가지 제약이 따른다. 그러나 시에라클럽의 HPS에 올라있는 2개의 봉(San Sevaine Lookout, Buck Point)은 이 도로를 통하여 가기 때문에, 그래도 등산인들이 가끔은 출입을 하게 된다.


오늘은 물론 첫 번째 코스를 안내한다.


< 가는 길 >


210 Freeway에서 Claremont의 Baseline Road Exit 으로 나오고, Baseline Road에서 좌(서쪽) 회전하여 200m 쯤을 가면, 오른쪽에 Padua Ave 가 나온다. 이 Padua Ave 를 따라 1.8마일을 가면, Mt. Baldy Road를 만난다. 우회전한다. 약 7마일을 가면 Mt. Baldy Village에 도달한다. 왼쪽에 있는 Mt. Baldy Visitor Center에 들어가서 무료 입산허가증을 받은 후, 다시 가던 길로 2.5마일을 가면, Mt. Baldy Road가 왼쪽으로 직각으로 꺾이는 지점에 이르게 되는데, 여기서 우리는 직진이다. 200m쯤을 가면 길이 끝나며, 왼쪽으로 꽤 넓은 Icehouse Canyon 주차장이 있다. 이곳에 주차한다.


< 등산 코스 >



동쪽 끝에 있는 Icehouse Canyon Trailhead(4920')에서 등산을 시작한다. 사시사철 맑고 차가운 물이 부단히 흘러내리는 개울을 오른 편에 끼고, 푸르른 나무들이 울창한 계곡을 걷게 되므로, 귀도 눈도 함께 즐겁다. 새벽에 출발하는 산행이라면, 밤 동안에 나무향기가 듬뿍 배어 든 계곡의 싱그러운 공기로 가슴속을 온통 채우게 되어, 기분이 더욱 상쾌해진다.


지금 청량함을 만끽하며 걷고 있는 이 Icehouse Canyon은 예전에는 Cedar Canyon이라 불리웠다고 하는데, 아마도 예전에는 Sequoia Tree와 구분하기 어려울 만큼 서로 닮은 거대한 Incense Cedar들이 이 계곡에 원시림 상태로 풍부하게 자생하고 있었기 때문이었을 것이다.


1848년 1월 24일, Sacramento 인근의 American River에서 James W Marshall 이 우연히 금을 발견하게 됨으로써 촉발된 Gold Rush로 캘리포니아의 인구는, 특히 San Francisco의 인구는 1846년의 200명에서 1852년에는 36,000명으로, 폭발적으로 급증하게 되는데, LA지역도 그 영향을 받게 된다. 특히 1885년에 미 동부와 직접 연결되는 Santa Fe 철도가 연결되어지고, 1913년에는 LA에서 북동쪽으로 250마일 떨어진 Owens Valley에서부터, Sierra Nevada에서 흘러내리는 물을 상수원으로 끌어들이는 세계 최장의 Aquaduct 공사가 끝나는 것 등에 힘입어, 개발붐 건축붐이 불었고 그로 인해 이곳 Icehouse Canyon에서도 수많은 나무들이 베어져야 했다고 한다. 참고로 LA의 인구추세를 보면, 1840년에 2,240명, 1900년에 102,500명, 1930년에 1,238,048명이었다. 


냉장고가 없던 시절의 남가주의 여름철은 주민들에겐 매우 더운 날들이었을 것인데, 이 계곡은 특히 겨울에 많은 눈이 쌓이고 두터운 얼음이 어는 특성이 있어, 이들 얼음을 잘 보관했다가 여름에 시장에 내다 파는 사업이 또한 각광을 받게 되었다. Icehouse Canyon 이라 고쳐 불리게 된 배경이다. 


이래 저래 이 계곡은 이 곳 사람들에게 양질의 목재, 시원한 얼음, 쾌적한 별장과 Lodge, 아름다운 풍치와 설경, 맑고 차가운 계곡물 등을 무진장으로 '아낌없이 내어주는 자애로운 Mother Nature' 의 모습 그대로 였던 것 같다. 적어도 1938년 3월 1일 밤 9시까지는 정말 그랬다. 


이 얼음집 계곡을 오르다보면 등산로 주변으로 몇 채의 별장들과 몇 군데의 건물폐허들을 보게 되는데, 1938년에 LA지역을 강타한 사상최대의 홍수가 있기 전에는, 바로 이 곳에 105채나 되는 개인소유 산장들과 Lodge겸 광산 등이 들어차 있었다고 하는데, 단 이틀 동안에 이곳 산간지역에 810mm에 달하는 폭우가 집중적으로 쏟아짐으로써, 일거에 70채의 별장을 비롯한 건축물들과 거의 모든 등산로들이 파괴되어졌고, 그 이후로는 일체의 건축행위가 금지되어 오늘에 이르고 있다고 한다. 아마도 너무나도 무분별한 벌목과 채광, 또 개발이라는 명분의 난도질에, 마침내 목불인견, 대지의 여신이 인간들에게 들이댄 교편이라는 회초리가 아니었을까 싶다. 이런 관점에서 본다면, 지금 온 세상의 인류를 광범위하게 죽음의 공포로 몰아넣고 있는 ‘코비드19’사태도 이같은 맥락에서 이해할 수 있을 것이겠다.  



산림청을 앞세워서 별장 지을 터의 임대분양을 적극 광고하던 미 정부가, 대오각성 심기일전하여 이 지역을 Wilderness로 정하고, 원래 있는 그대로의 자연으로 보존하려고 노력하고 있으니, 아마도 ‘현빈의 문’인 우리의 여신이 이제는 회초리를 저만큼 밀쳐놓고 잔잔한 미소로 이곳을 굽어보고 계실 듯하다. Annuit Coeptis! (신은 우리가 하는 일에 미소하신다! - 미국 국새와 1달러 지폐에 새겨져 있는 말)


약 1마일을 지나면 왼쪽으로 Chapman Trail이라는 돌출등산로(Spur Trail)가 갈려나가는데, Cedar Glen을 거치며 1.8마일을 더 길게 돌아서, 마침내는 이 주등산로의 2.6마일 지점에서 다시 합류하게 된다. 우리는 그냥 직진한다.


Chapman 이라는 이름에서는 이곳에서 캐빈을 지어 팔던 건축업자 Clarence Chapman 과 105채에 이르던 별장마을을 상상해 볼 수 있고, Cedar 라는 말에서는, 다행히 등산로 주변에 아직도 몇 그루는 남아있는, 거대한 Incense Cedar(향나무)들의 무성한 원시림을 그려 볼 수 있겠다.


1.8마일 지점에 이르면 Cucamonga Wilderness에 진입한다는 경계 표지판이 있다. Mt. Baldy 남녁의 3대봉이라 할 Telegraph, Ontario, Cucamonga Peaks를 모두 포함하는 해발고도 5000‘~9000’에 이르는 12,781 acre(1,565만평)의 고산지역이 1964년에 Wilderness로 지정되어, 가능한 한 원시상태를 유지토록 특별히 보호 관리되고 있는 지역임을 알려준다. 이 부근의 소나무들은 특히 장대하면서 싱그럽고 푸르러 대단히 아름답다.


연중무휴로 맛이 좋은 차가운 물이 흘러나오는 Columbine Springs는 2.4마일 지점의 등산로 바로 오른쪽 아래에 있다. 물이 부족하면 언제라도 이곳에서 보충할 수 있기에, 실제로 물을 받지 않을 때라도 더 여유로운 마음으로 산행을 하게끔 도와주는 샘물이다. 


Icehouse Saddle 이라고 부르는 곳은 3.6마일 지점에서 만나게 된다. 대개는 우리가 올라온 것과 똑같은 계곡을 타고 올라오는 차가운 바람이 있어, 땀을 식히며 잠시 쉬기에 안성마춤인 곳으로 해발고도 7580‘가 되는 높고 깊은 산속에 있는 ’환승역‘ 같은 곳으로 5거리를 이루고 있다. 많은 등산객들은 이곳을 산행의 최종목표로 하여 여기에서 자리를 잡고 배낭을 내린다. 편도 3.6마일의 거리에 순등반고도가 2660’로 여기까지의 산행도 그렇게 녹록한 것만은 아니기에, 나름대로 하루 산행의 성취감을 가지기에 충분하다.


그러나 좀더 강도높게 산을 타고자 하는 사람들은 여기에서 부챗살처럼 퍼져나가는 네 가닥의 등산로를 따라 더 먼 곳으로의 산행을 하게 되는데, 한쪽켠에 자세한 등산안내판이 설치되어 있어 전체적인 산의 윤곽을 이해하는데 크게 도움이 된다.


Cucamonga Peak Trail 은 1시 방향(동쪽) 으로 나아간다. 불과 수십보만 가면 왼편으로 좁다란 사잇길이 갈라져 내려가는데, 편도 6마일 길이의 Middle Fork Trail이며, Lytle Creek으로 연결되는 길이다. 우린 그냥 직진이다. 



등산로는 오른쪽의 Bighorn Peak(8441')의 북동쪽 기슭을 가로질러가는 형국인데, 왼쪽은 저 멀리 아래로 Phelan이나 Victor Valley를 전망할 수 있는 가파르게 꺼져내리는 비탈면으로, 겨울에 눈이 쌓이면 통과하기가 쉽지 않은 위태로운 구간이 된다. 등산로는 대체로 평지같이 완만하나 중간에 한번 약간의 내리막에 이은 오르막이 있다. Icehouse Saddle 로부터 0.8마일 지점에 이르면 고도 7654‘의 Bighorn/ Cucamonga Saddle 에 이른다. 발아래 남쪽으로, Cucamonga 시가지도 포함되어 있을, Inland Empire 의 도시지역이 눈에 들어온다.


Saddle 을 지나면서 길은 이제 Cucamonga Peak의 서쪽과 북쪽의 기슭을 따라, 계속되는 지그재그로, 정상을 향해 올라간다. 앞뒤의 전망을 즐기면서 대략 1.5마일을 오르면 왼쪽으로 갈라지는 길이 나온다. 1마일 남짓한 거리에 있는 Etiwanda Peak(8662')으로 가는 길이며, 종국엔 Joe Elliott Tree Memorial Park 로 이어지는데, 우리는 직진으로 계속 올라간다. 


0.3마일쯤을 곧추 올라가면 마침내 산마루에 올라서게 되는데, 좌측이 Cucamonga Peak의 정상이다.


등산의 꽃은 아무래도 정상에서 사방팔방의 전망을 두루 감상하는 것이겠다. 푸른 하늘과 높은 산, 넓은 들과 낮은 조각구름들, 이어 저 아래 인간세상이, 집들과 길들이, 한눈에 다 들어온다. 저만큼 뒤편 멀리에는 Mt. San Gorgonio, Mt. San Jacinto 가 구름위에 둥실 떠 있다. 구름은 무엇이고 산은 무엇이며 도시는 무엇인지, 어디가 하늘이고 땅이며 세간인지! 과거 현재 미래로 이어가며 영원히 흘러간다는 시간이란 과연 어떤 것인지. 천지현황 범아일여 천지불인 제행무상 - 알 수 없어라!  그러나 확실한 것은, 어쨌든 세상만사가 다 고마울 뿐이다. 한 자락 시원한 바람마저 지금 이 작은 내 몸을 감싸고 돌며 맺힌 땀을 닦아준다.


산마루 벼랑바위 일만걸음 올라서니

아찔한 고소감이 오히려 포근하네

나는 새  하이얀 구름  온갖 것이 발 밑이네



저 아래  인간 세상  가없는 온천인가

이내인지 안개인지 자욱히 서렸는데

하늘 땅 경계없고 산줄기만 뻗어있네



저곳이 하계라면 이곳은 바로 선계

하이얀 학에 올라  만리장천 둥실둥실

이 내 몸  이 내 마음  상쾌하고도 황홀쿠나



발 아래  천길 단애  한줄기 치솟는 바람

울렁울렁 츠릉츠릉 내 귀에 소근소근

저와 난  태곳적 부터 동복형제 인거라고


정진옥  http://blog.daum.net/yosanyosooo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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